13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그간 당권 도전 의사를 표해온 김웅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선 의원 중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킬까.

국민의힘 초선들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 입성에 줄 도전장을 내거나 낼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당 대표에 도전한 김웅 의원은 출마 선언을 통해 “혁명적인 변화는 오직 혁신적인 사고에서 나온다”며 “초선에 불과한 제가 감히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 공식에 젖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자리의 출마 선언도 나왔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육참골단(肉斬骨斷‧살을 베어 주고 상대의 뼈를 자른다)이라는 필승의 각오로 내년 대선 승리의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며 “통합하고 변화하고 싸워서 반드시 이기라는 국민들의 지엄한 명령, 그 지상과제를 반드시 실천해내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초선‧청년 주자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당 대표 후보에는 윤희숙‧김은혜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원외에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최고위원 자리에도 여러 초선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당장 지표만을 놓고 보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들이 중진급 인사들과 비등한 결과를 보이면서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3.1%로 나경원 전 의원(15.9%)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김웅 의원(6.1%)은 4위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18일 머니투데이의 의뢰로 PNR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16.6%)의 뒤를 이어 2위(11.3%)를 기록한 바가 있다.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두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렇다 보니 여권에서도 이들을 경계하는 기류가 흘러나오고 나온다. 이른바 ‘강경 보수’라는 기존 이미지와 멀어질 경우 대선 국면에서 승산을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외인 이 전 최고위원이나 김웅 초선 의원의 지지도가 나오는 것은 대단한 변화”라며 “그쪽이 되면 (민주당이) 상당한 위협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출마를 알렸다. /뉴시스

◇ ‘초선 단일화’도 군불

기세를 올리고 있는 이들의 ‘합종연횡’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들이 경선 국면에서 ‘단일화’를 추진한다면 파급력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정권 교체를 위해 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가치로 연대를 하고 있는 만큼, 단일화 논의 자체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불도 피어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변화를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나 저나 자기희생에 대해선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나 저나 필요할 때는 자기희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이 앞서 “분위기를 봐서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물론 이들이 성과를 얻기엔 쉽지 않은 측면이 많다. 사실상 당내 전통적 지지자들이 이들의 변화에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당장 당내 중진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문제다. 당권 주자인 홍문표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당 대표는 국민 적합도만 보고 뽑는 게 아니다”라며 이러한 분위기를 일축했다.

이들이 돌풍을 일으킬지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초선 의원들이 대거 나와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은 만들어진 것”이라며 “다만 초선 돌풍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전당대회까지 당내 초선들이 단합된 변화의 의지, 혁신이나 인적청산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며 하나의 힘으로 뭉치고 그 결과 당선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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