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교흥 의원, 신현영 의원이 지난 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우상호(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교흥 의원, 신현영 의원이 지난 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닥터카에 동승한 이유로 여권으로부터 공세를 받던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끝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자리에서 사퇴했다. 더 이상 정쟁으로 국정조사가 늦어져서는 안된다는 이유다.

신 의원은 20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저로 인해 10.29 이태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한다”며 “국민의힘 위원님들께 당부드린다. 국민들께서 부여한 권한을 가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국가의 책임을 밝혀달라”고 전했다.

논란 상황에 대해서도 “저의 합류로 인해 재난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재난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수습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의를 가지고 도움을 주려 했던 의료진들과 민간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재난상황 대응에 위축되지 않도록 부탁드리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의사는 항상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를 조사하던 당시 스승님의 말씀을 아직까지 되새긴다. 응급환자가 발생시 의료인들이 적극적으로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세상을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의원은 구조 활동 지원에 참여했으며, 명지병원 닥터카로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재난거점병원 DMAT별 출동시간’ 자료를 근거로 명지병원 지원팀이 신 의원을 중간에 태우느라 다른 병원 팀보다 20~30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이 응급구조의료팀을 향해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며 국정조사 특위 위원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신 의원으로 인한 20~30분의 응급구조의료팀(DMAT) 출동 지연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최악의 갑질이며 범죄행위”라며 “명지병원 닥터카로 현장에 새벽 1시40분쯤 도착했다고 했던 신 의원은 그야말로 닥터카를 콜택시쯤으로 생각한 것인가. 직권남용은 범죄”라고 주장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 또한 “1분 1초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구급차까지 이용해 사진찍기 소품으로 이용, 희생자 생명을 위태롭게 만든 ‘참사 속의 참사’"라며 “구조 활동을 방해한 참사 책임자가 심판자 노릇을 하며 판사 망치를 들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까지 연이어 논평을 내며 “재난의료지원팀(DMAT) 닥터카가 신 의원을 태우느라 현장에서 더 멀리 떨어진 아주대병원과 의정부성모병원 구급차보다 이동시간이 20~30분 더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조 활동 지원도 소방청이 아닌 명지병원으로 직접 연락을 했다”며 “본인 때문에 재난의료지원팀을 30분이나 늦게 도착하게 만든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신 의원은 “제가 명지병원팀과 동승한 차량은 싸이렌이 달리지 않은 일반차량인 닥터카였다. 명지병원과 같은 고양시에 위치한 화전119안전센터 구급차의 경우 참사 현장과 19km 거리에 있었지만 48분이 소요되었고, 명지병원은 그 보다 더 먼거리인 25km에 있었고 소요시간이 54분이었다”며 “경기의료지원팀 중에서 명지병원이 제일 마지막에 도착했고 제일 일찍 현장을 떠났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경기지역 7개 병원에 DMAT을 요청했고, 명지병원은 4번째로 현장에 도착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또한 여당을 향해 “참사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여당이 야당 의원에게 책임을 떠미는 것이냐”며 “명지병원 DMAT팀과 신현영 의원이 출동할 무렵은 먼저 도착한 의료진의 응급환자 분류와 처치가 이미 이뤄진 시점이었고, 이용한 차량도 환자이송 구급차가 아닌 일반 닥터카였다.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는 것이냐. 국민의힘은 저열한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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