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방송통신위원회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방송통신위원회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첫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와 KBS 이사진 선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의 임명안을 재가한 지 반나절만이다. 야당은 즉각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위원장은 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 예고에 “시간을 두고 한번 보자”고 말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전날(7월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 로텐더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곧바로 탄핵안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당이 반발하고 나선 데는 이 위원장이 전날 첫 출근을 하자마자 공영방송 이사 추천·선임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오후 5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이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전날 임명된 김태규 부위원장이 참여해 최소 의결 정족수인 ‘2인 체제’를 갖췄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방문진 이사 6명과 감사 1명, KBS 이사 7명의 선임을 결정했다. 여권 몫의 이사 추천만 진행됐다.

방문진 이사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성보영 쿠무다SV 대표이사가 감사로 임명됐다. 

KBS 이사로는 권순범 현 KBS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KBS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결정됐다. KBS 이사진의 경우 방통위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야당의 탄핵안 발의에 맞서 여당의 대응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그간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 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면 여권은 방통위원장이 자진 사퇴를 함으로써 업무가 중단되는 것을 막아왔다. 하지만 전날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이번에는 사퇴없이 오히려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오히려 탄핵안을 발의한 야당에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