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신작 출시로 반등을 노렸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새롭게 사업을 구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렇다할 구체적인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NHN
NHN이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신작 출시로 반등을 노렸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새롭게 사업을 구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렇다 할 구체적인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NHN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NHN이 지난해 게임사업 부문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빠르게 변하는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주목을 끌만한 신작 라인업, 차별화된 마케팅 및 서비스, 핵심 개발 인력 부재 등 게임 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이 부족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 게임 매출만 감소… 업계선 “개선 의지 있나”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N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1,02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8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당기순이익은 358억원으로 54.4%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결제 및 광고, 커머스 등의 사업 부문에서는 고성장을 이뤘지만 지난해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던 게임 부문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NHN의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98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1.9%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신작과 기존 게임들의 성적이 모두 저조했음에도 웹보드 게임의 성수기 효과, 모바일 연동 효과가 맞물리며 큰 폭의 하락세는 면할 수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게임이 대표적인 실내 여가활동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국내외 게임사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NHN도 지난해 조직을 개편하며 본격적으로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선 지난해 7월 NHN 게임 개발 자회사 NHN 픽셀큐브는 NHN 스타피쉬를 흡수 합병했다. NHN 픽셀큐브는 지난 2014년 2월 NHN의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게임 개발 및 운영 전문회사로 일본에서 라인팝 시리즈, 국내에서 퍼즐게임 장르를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다. NHN 스타피쉬는 PC온라인 ‘한게임 고스톱’, 모바일 ‘한게임 신맞고’ 등 캐주얼‧보드 장르를 중심으로 서비스해왔다.

또한 NHN은 본사 게임부문 조직을 △프로듀서&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룹 △프로덕션그룹 △라이브서비스그룹 등 서비스 단계별 조직 체계로 개편하고 신규 게임개발 및 사업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직 개편과 동시에 신작 출시 작업도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한 달간 △퍼즐게임 ‘츠무츠무 스타디움’ △1인칭 슈팅(FPS) 게임 ‘크리티컬 옵스:리로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용비불패M’ 등 모바일 신작을 국내외 게임 시장에 출시했다. 

기존 팬층이 탄탄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서비스 초반 흥행 반열에 오르는 듯 했지만 10일 기준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 매출, 인기 순위 100위권 어디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이렇듯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모바일 중심의 신작을 다수 출시했음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업계에서는 NHN가 게임 사업 전략을 재구상해야 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온다. 대형 타이틀 또는 탄탄한 신작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NHN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지난 8일 정우진 NHN 대표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달 일본 시장에 출시한 ‘아이돌 마스터 팝 링크스’를 포함해 연내 5종 내외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본 플레이아트에서는 모바일 신작 ‘프로젝트 나우(가칭)’을 개발 중이며 좀비 서바이벌 기반의 슈팅 RPG 장르로서 모바일 뿐 아니라 타겟 유저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PC 플랫폼 서비스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중반부터 게임 사업 부문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캐주얼 게임 개발 조직을 해체하고 프로젝트 개발 중지 결정을 내렸다”며 “모바일 게임 사업의 경우 검증된 주요 모바일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한편, 다소 미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일부 모바일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개발 계열사 모두 중장기 라이프 사이클을 가져갈 수 있는 미드코어 프로젝트를 개발한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그러나 대형작으로 불릴만한 프로젝트나 신작 타이틀은 여전히 부재하고 개발 인력 및 조직의 개편·충원, 외부 개발사 인수 계획 등 전반적인 자사의 게임 사업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아 올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에도 게임 사업 부문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고 3분기에 게임 사업 부문 매출이 소폭 증가했는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국내외 게임 시장이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게임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강한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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