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의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최재형(사진) 전 감사원장 사의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라고 비판한 데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오히려 현 정권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많이 만들었다”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선례를 가장 많이 만드신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 듯하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최 전 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유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1월에 임명된 최 전 원장은 임기를 6개월가량 남기고 전날(28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끌어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누가 초래했는가”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정상적인 원전자료 폐기 감사에 대해 끊임없는 정치적 논란을 부추겨 감사원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정치 공세로 끌고 갔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임기보장에 대해 말을 꺼낼 자격이 없다.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목적으로 행한 검찰총장 징계 기억을 잊으셨는가”라며 “법무차관의 사표로 징계위원회 구성이 어렵게 되자 택시기사 폭행 사실을 알고도 법무차관에 임명한 사실은 잊으셨는가”라고 덧붙였다.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도 해당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범죄혐의 있는 자들을 고위공직에 임명하거나 기소된 자들을 승진 시켜 법무부와 검찰 간부진을 범죄자로 채우고, 정권 핵심인사를 수사했다고 검찰총장을 징계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선례들을 수두룩하게 만들어 놓은 대통령 본인이 하기엔 민망한 논평”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인사 실패’를 연일 지적하고 있는 국민의힘도 최 전 원장을 향한 여권의 공세를 차단하고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 전 원장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그만둔 거지만,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도 넘은 압박에 떠밀려 갑질에 따른 사퇴”라며 “문 정권이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감사원을 흔들고 인사권을 휘두르는 갑질을 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최 전 원장을 향한 구애의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외부 후보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최 전 원장이 대한민국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숙고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발표했다”며 “국민의힘은 무너진 상식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한 뜻을 언제든지 환영하고 꽃다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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