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앞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김동연 대선 후보가 2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앞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제3지대 대권주자 김동연 전 부총리,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 등 각 당 대선 후보가 2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 6주기를 맞아 서울국립현충원의 묘역에서 진행된 추도식에서 5개 정당의 모든 대선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섯 후보는 각자의 추도사를 통해 본인의 신념을 드러내기도 했다.

◇ ‘과감한 결단’ 강조한 이재명·윤석열

먼저 추도사를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이 땅의 민주주의와 불의를 청산하기 위해 싸웠던 점은 평생을 두고 배울 가치라고 생각해왔다”며 “대통령이 되신 후에도 과감한 결단으로 우리 사회가 쉽게 결단하고 집행하지 못 할 일들을 정말로 많이 해내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가 개인적으로 그분이 한 말씀 중 하나를 매우 자주 차용한다. 그것이 바로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다”며 실제로 세상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좋은 사람들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면 그 사회가 훨씬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제가 대학교 1학년 때인 1979년에 신민당 총재 가처분사건과 국회의원 제명사건 있었다”면서 “그때에도 닭의 목은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면서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아 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1983년에 23일간에 걸친 단식투쟁 통해서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했고, 1985년 총선을 이끌었고, 한 걸음씩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서 선봉에서 투쟁해나갔다”며 “대통령이 되신 이후에도 어느 한 정권이 하기 어려운 결단을 내려서 한국 사회를 개혁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는 국민통합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더욱 지금 김 전 대통령이 그립다”며 “지금 나라는 반으로 쪼개져 있다. 서로 정권을 바꿔가면서 전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는 이 악순환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겠나. 김 전 대통령의 국민화합, 국민통합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추모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가장 당선이 유력한 후보이면서 대장동 특검 등 가장 많은 사건에 연루된 후보이기도 한 만큼 ‘과감한 결단’ ‘개혁’ 등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를 비판하는 안 후보는 ‘국민통합’을 내세워 두 후보의 소모적 논쟁을 부각했다.

◇ ‘기록’과 ‘태도’에 존경 표한 심상정·김동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한국 정치사에 깨지지 않는 기록이 있다. 최연소 국회의원 기록이다. 대통령님께서는 스물여섯 살에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셨다. 청년 정치인의 원조이셨다”며 “그때부터 청년의 불굴의 투지와 열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질주하셨다. 시대교체를 향한 길에 한 치의 물러섬이 없으셨다. 그렇게 해서 군부독재 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문민정부 시대를 여셨다”고 김 전 대통령을 기억했다.

이어 “대도무문의 길을 따라 반드시 정권교체, 시대교체를 이뤄내겠다”며 “청년들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 시민들의 삶이 선진국인 나라를 꼭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YS의 금융실명제, 하나회 해체, 지방자치제 시행 등 이룩하신 수많은 업적의 지향점은 기득권 깨기였다”며 “YS는 기득권 깨기를 중심으로 했던 개혁 조치를 하나씩 이뤄냈고, 민주화를 위한 신념 등을 다시 되새기면서 대한민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와 김 전 부총리는 정권 교체, 시대 교체를 내세우며 기득권 정당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전 부총리는 “대통령께서는 긴 보고서를 좋아하지 않으셨고 대신 보고서를 보시면 아주 단호하고 명쾌하게 결론을 내주셨다”는 일화와 함께 청와대에서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일한 인연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했다.

◇ 보수 진영서 대통령 된 YS

김 전 대통령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전개한 바 있으나 3당 합당으로 보수 진영에서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를 꺾고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정당 역사상 여야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면서 입지가 애매하다는 평이 교차하는 인물이다.

이날 이 후보는 “특히 군부에 의한 권력 찬탈이 불가능하게 만든 건 정말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언급했으며, 윤 후보는 “70년대에 ‘40대 기수론’으로 야당의 동력을 활성화시켰다”며 야당 시절을 언급하면서 본인의 정통성을 드러냈다.

앞서 윤 후보는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도서관을 먼저 찾아 김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만나 ‘김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해왔다. 사법시험에 일찍 합격했으면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YS 문하생으로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 후보는 추도식 참석 외에도 일찍 본인의 SNS에 추도사를 남기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남다른 존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한평생을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선진화에 몸 바친 위대한 거인의 생애를 기억하고 추모한다”며 “다른 사람이면 임기 중 한 가지도 해내기 어려웠을 일들이 김 전 대통령의 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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