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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윤석열‧최재형 때리고 김동연 띄우기
김종인, 윤석열‧최재형 때리고 김동연 띄우기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1.07.16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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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게임 체인저′로 지목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깎아 내리며 김 전 부총리 띄우기에 나선 셈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을 깎아내린 반면 김 전 부총리는 치켜세웠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 전 위원장이 ‘킹메이커’로 나설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부총리 같은 사람이 (게임체인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일반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기 시작하면 경제 대통령이란 말이 나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김 전 부총리를 향해 ‘대권 준비’에 나서라고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가 부총리를 그만뒀을 무렵 다음 대통령선거 때쯤 경제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갈지 모른다”며 “그때 가면 경제 대통령에 대한 욕구가 셀지도 모르니 그것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봐라 얘기를 이미 한 3년 전에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전 부총리의 대권 출마설은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다. 그는 오는 19일 ‘대한민국 금기 깨기’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출간을 기점으로 김 전 부총리가 본격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 13일 한 라디오에서 “대한민국 전체 사회 경장을 위해 일단 주저하지 않고 모든 일을 하겠다”며 간접적인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김 전 위원장이 김 전 부총리를 띄우면서 동시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선 ‘혹평’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최 전 원장을 향해 “막연한 소리만 해선 일반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해선 타이밍을 놓쳤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5월 중순 쯤 자기 입장을 표명하고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고 하는 비전을 준비해 제시하면서 그쪽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며 “그런데 그걸 전혀 하지 못하고 시간을 많이 소비해 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전 부총리를 띄운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대선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이 다분하다. / 뉴시스

◇ 감별사 자처하지만 ‘몽니’ 우려도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무관심′에 김 전 위원장의 시선이 김 전 부총리로 옮겨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이 야권 대선 국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이란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 회자되는 시나리오만 해도 ‘국민의힘 내에서 선거를 돕는 것’과 ‘당 밖에서 대선 주자를 키우는 것’ 등이다.

물론 김 전 위원장은 이러한 역할론 모두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일단 대통령 선거를 할 수 있는 여건까지만 만들면 더 이상 거기(국민의힘)에 안 있겠다고 얘기했다”며 “선거 끝나자마자 나온 사람인데 나온 사람이 거기 가서 할 일이 뭐가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개별 후보에 대해서도 관여 하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류는 여전하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줄곧 김 전 위원장의 역할론에 불을 지펴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모셔오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비쳐왔다. 지난 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항상 그분의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에게 더욱 매달려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권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좀 더 특별한 접근을 하셔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라며 “(김 전 위원장은) 나중에 후보 옆자리에 계실 분”이라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론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그간 김 전 위원장이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면서 다른 후보들을 깎아내리는 모습을 반복한 탓이다. 야권의 파이를 키운다는 명분하에 오히려 야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통해서 이준석 대표가 당선됐고, 당의 중진 의원들도 이 대표가 삐끗해서 헛발질을 하는 순간 당이 무너진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조심조심해서 대통령 후보가 나오면 그곳에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몽니를 부려온 김 전 위원장을 부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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