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사의 서비스들로 기업 솔루션 시장 공략에 나선다. 양사가 준비하는 서비스들이 기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입지와 서비스 방향 등으로 볼 때 카카오가 우세한 분위기로 점쳐진다.
◇ 카카오는 ‘카카오워크’… 네이버는 기업용 ‘웨일’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하반기 B2B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업용 종합업무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출시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플랫폼으로 차별화된 기업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워크는 기업용 종합 업무 플랫폼으로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보안 환경을 제공한다. 전자결제, 기업 주요 시스템 연동,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기능 등의 서비스가 탑재돼 기존의 카카오톡처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AI 기반 데이터 수집‧분석 플랫폼 ‘카카오i 인사이트’와 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 ‘카카오 클라우드’ 등의 서비스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자사의 브라우저 서비스 웨일의 기업‧공공 전용 웹브라우저 ‘웨일 엔터프라이즈’를 올해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첫 레퍼런스 ‘PC방 전용 웨일’을 지난 17일부터 한국인터넷 PC 문화협회 홈페이지에서 무료 배포중이다.
웨일 엔터프라이즈는 각 조직의 특성에 맞춰 약 80개의 브라우저 기능과 정책들을 선택해 최적화할 수 있다. 관리자가 전체 조직을 대상으로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브라우저 기본 설정도 변경 가능하다. 또한 각종 보안 위협에 대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가장 안전한 보안 환경을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차별화된 보안 기능과 편의성을 제공해 대안이 부족했던 기업 전용 웹브라우저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며 “웨일이 새로운 웹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편의성 측면에서 카카오 우위 예상… 웨일 입지 불안
양사의 기업 솔루션 시장 진출을 놓고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특히 카카오워크는 이른바 ‘국민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유사한 사용성,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의 집약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기업 솔루션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LG전자, 교보생명, KBS, HMM(구 현대상선), 한국은행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미래의 파트너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을 이해하기 쉽게 공유하는 블로그 ‘테크앤’을 오픈했다. AI 기술과 관련해 관심이 있는 누구나 원하는 자료를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향후에는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기술 개발 및 활용 사례, 새롭게 선보일 신규 서비스 개발 과정, 외부 협업 사례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경우 웨일의 국내 브라우저 시장 입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공개한 국내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크롬이 점유율 70.3%를 기록하며 압도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13.8%, 레거시 엣지가 5.08%, 웨일이 4.36%, 사파리가 3.23%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18년보다 IE의 점유율이 10% 감소하고 크롬의 점유율이 10%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지난 2017년 구글의 시장 장악을 막겠다며 야심차게 선보일 웨일이 좀처럼 입지를 사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에서야 웨일에서 확장자 hwp를 확인할 수 있는 한글 뷰어가 탑재되기 시작하는 등 국내 이용자들에게 편의성 측면에서 별다른 어필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군다나 국내 대형 포털인 네이버가 이미 포털사이트 점유율 1위, 이용량 1위에 올라있고 이번 기업 솔루션 사업으로 웨일은 B2B 전용 웹브라우저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웨일의 기업 솔루션 시장 진출은 앞으로의 사업 향방을 결정짓게 되겠지만 출범 당시에 내놓은 가치적 측면, 의미적 측면은 퇴색될 수 있다”며 “사업 방향을 명확히 하고 낙관하기 어려운 현재의 시장 입지를 가져올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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