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개인화’ 작업에 집중… 카카오는 ‘폐지’ 결정
서비스 방침 따라 개편 달라… 총선 앞두고 여론 관심 집중

카카오 오는 2월 실시간 검색어 기능을 폐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관련 검색어 기능을 폐지하고 서제스트 기능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카카오
카카오 오는 2월 실시간 검색어 기능을 폐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관련 검색어 기능을 폐지하고 서제스트 기능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카카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지난해 실시간 검색어 이슈로 몸살을 앓았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본격적인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양사는 “실시간 검색어 기능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실시간 검색어는 ‘개방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의 관심, 사회의 다양한 이슈 등을 사용자들과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기능이다. 그러나 이 기능으로 인물의 사생활부터 명예 훼손 성격이 짙은 콘텐츠로까지 연결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유명 인사들이 댓글을 비롯한 연관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등으로 심적 고통을 호소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실시간 검색어 존폐 여부로 논란이 번졌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본래의 취지를 계속 상실하고 있다”고 인정하며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카카오는 오는 2월 다음(daum)에서 서비스중인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실시간 이슈 검색어 기능은 카카오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입력 증가 비율이 큰 검색어를 순위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와 함께 카카오톡 해시태그(#)탭에서 제공하고 있는 인물에 대한 ‘관련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고 ‘서제스트’ 기능을 개편한다. 관련 검색어와 서제스트는 이용자들의 검색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색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이번 개편으로 다음과 카카오톡에서 인물 검색시 관련 검색어가 뜨지 않고 서제스트에는 인물 공식 프로필과 정보성 키워드만 등장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실시간 검색어 기능이 본래의 취지와 어긋나고 기업의 철학과도 맞지 않다”며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급상승검색어를 개인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카카오와 같이 연관 검색어 폐지 및 개편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급상승검색어를 개인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카카오와 같이 연관 검색어 폐지 및 개편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관심에 따라 ‘급상승검색어’ 구성을 달리해 노출되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급상승검색어는 단위 시간 동안 검색창으로 입력되는 검색어를 분석해 입력 횟수의 증가 비율이 가장 큰 검색어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개인정보 및 음란물 등 불법정보를 제외하고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사회적 이슈 찬반 입장을 대변하는 키워드가 올라오는가 하면 생활 이벤트 및 할인 정보 키워드 노출이 빈번해진 데 따라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기능을 손보는 것이 아닌 개인의 선호도를 분석해 ‘필터링’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네이버 급상승검색어 순위권에 자주 이름이 등장하는 이벤트 및 할인 정보 노출 정도를 개인 별로 조절할 수 있는 필터를 추가했고 ‘이슈별 묶어보기 옵션’을 추가해 유사한 이슈로 상승한 다수의 검색어를 통합해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또한 급상승검색어 서비스에 적용되는 AI 기반 검색어 추천 시스템 ‘리요(RIYO)’를 적용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의 카테고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카카오와 같이 관련 검색어 폐지 및 개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AI 기술 기반 급상승 검색어 ‘개선’ 작업에 몰두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작업으로 급상승 검색어의 취지가 살아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속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각 사마다 서비스 철학이 다른 만큼 개편 작업도 다를 수밖에 없지만 개편된 기능들에 여전히 양면성이 존재하는 만큼 여론의 반응을 살피며 지속적으로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카오의 경우에는 관련 검색어 폐지와 서제스트 기능 개편에 대해 인물의 사생활 침해 및 명예 훼손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라는 평가다. 다만 실시간 검색어 폐지로 본래의 기능과 취지, 목적을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섞인 목소리가 높다. 이는 오는 2월 카카오가 어떤 서비스를 마련하는 지에 따라 실효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철저히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피로를 해소하고 ‘골라 볼 권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은 반응이 나온다. 개인이 직접 관심사를 필터링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전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방어적일 수 있다며 개방성 이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면서 오는 4월 15일 제 21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실시간 검색어에 여론의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사는 개편 작업에 더욱 고심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의 서비스 방침에 따라 개편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실시간 검색어 본래의 취지로 강조하고 있는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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