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성 광고 메시지, 유튜브, 허위정보 뉴스 등 빠르게 퍼져
전문가들, “허위정보 유출은 방역 체계에 혼선을 줘 더 위험해”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방역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허위정보와 유튜브, 광고메시지 등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생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괴담, 가짜뉴스, 음모론 등도 확산돼 국민적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유튜브 방송, 사이트 광고 등 돈벌이에 악용까지 되며 국내 방역 체계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돈벌이 수단에 악용되는 ‘우한 폐렴’... “유튜브 몰카부터 광고까지”

지난 29일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4명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탈출한 몰카를 촬영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아직까지 해당 유튜브 채널은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구광역시 동대구역 근처에서 방역복을 입은 남성이 탈출한 우한 폐렴 환자를 추격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목격자라고 소개한 이 게시글은 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그러나 이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자작극인 것으로 판명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구 동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오후 2시 30분경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4명을 붙잡았다. 붙잡힌 유튜버 크리에이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구독자들과 누리꾼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공식적인 사과문이나 입장 표명을 올리진 않은 상태다.

한 구독자는 댓글을 통해 “그동안 남에게 피해주는 몰카 콘텐츠는 올리지 않아서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실망이 몹시 크다”며 “해당 소식을 접했을 때 이 유튜브 채널일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우한 폐렴으로 공포에 떠는 국민들과 고통받는 환자들을 생각했다면 이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시덥잖은 사과문이나 해명할 생각하지말고 조용히 채널 폐쇄나 해야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상황을 악용한 광고 문자메시지도 유포돼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국내 인터넷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이스트시큐리티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사칭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유포 사례가 최근 보고됐다고 밝혔다. 

해당 문자 메시지들은 ‘국내 우한페렴 급속도 확산, 감염자 및 접촉자 신원 정보 확인하기’등의 자극적 문구로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 등 국내 유명 포털 뉴스 사이트와 유사한 주소로 가장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문자의 링크를 클릭하면 자산관리사 홍보용 카카오 계정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스트시큐리티 측은 “이번에 확인된 사이트 분석결과, 도메인과 내용이 비슷한 사이트들이 다수 확인됐다”며 “사이트 제작자는 네이버와 같이 유명한 사이트 도메인과 유사한 도메인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광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 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사칭한 휴대전화 광고 문자 메시지 유포 사례 / 이스트시큐리티

◇ 방역 대책 방해하는 허위정보들… 전문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 따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근거 없는 괴소문과 음모론도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번져나가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28일 인터넷 상에 수원의 고등학교에서 5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올라왔다. 주요 내용으로는 “보충수업 도중 쓰러진 학생을 근처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격리조치 됐다”는 것이다. 이 가짜뉴스는 순식간에 온라인 상에 퍼졌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인 ‘SBS’의 로고까지 합성해 국민적 혼란을 야기했다.

경찰청 확인 결과 가짜뉴스 유포자는 고등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친구들과 장난삼아 가짜뉴스를 만들어 단체 카톡방에 공유한 것”이라고 밝혔다. SBS 본사를 찾아가 사과한 고등학생들에 대해 SBS 측은 학생인 점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별도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한 29일 창원시와 경찰은 SNS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자 발생 보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유포됐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에는 감염 우려자 인적사항, 발생 경위, 조치 사항, 향후 대책 등이 적혀있었으나,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메시지 때문에 관할 보건소는 문의 폭주로 인해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들이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보는 방역 체계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튜브 캡처

출처와 사실 확인이 불분명한 유튜브 동영상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생화학 무기 실험 도중 유출된 것이라는 주장부터 ‘눈만 마주쳐도 감염될 수 있다’ ‘공기 중으로 전파돼 숨만 쉬어도 감염된다’는 등의 자극적인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홍보이사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방역은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기준대로 따라야만 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는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국민들에게 혼선을 줘 방역 체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질병관리본부, 대한의사협회 등에서 나오는 확실한 정보만을 신뢰하고 따라주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허위정보 대책마련에 나선 정부… 방통위, 경찰 등 관계부처 “강경 대응할 것”

정부는 이 같은 괴소문, 가짜뉴스 등으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해 가짜뉴스, 음모론 등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방심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사실과 맞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지 않는지 중점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경찰 측도 강력 대응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이버 대책상황실을 운영해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 방심위, 방통위 등 관계기관가 핫라인을 구축하고 관련 수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국 17개 지방청(세종지방경찰청 제외)에 총 46명의 모니터링 요원을 지정해 주요 포털을 대상으로 감시한다. 중점 단속 대상은 △질병 관련 근거 없는 의혹 제기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 △관련자 개인정보 유출 △병원 폐쇄 허위정보로 인한 업무방해 등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가짜뉴스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더불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허위조작정보를 발견할 시 경찰과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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